영화의 본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이 영화는 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미리 말해두지만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라는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저는 어떤 의미에서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가 아닐지를 생각하면서 보았습니다. 영화에서 톰과 썸머는 헤어집니다. 둘은 서로 사랑했지만 헤어집니다. 저는 이번 영화를 통해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썸머는 톰의 서투르긴 하지만 매력적인 모습과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썸머는 구속되길 싫어하며 관계를 애매하게 만듭니다. 톰은 썸머의 아름다운 모습과 귀여운 행동들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톰은 썸머를 사랑하는 본인의 감정에 취해 썸머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본인의 기분와 감정, 관심사에만 신경 씁니다. 그러나 둘의 헤어진 이유가 꼭 서로에 대한 이러한 행동 때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톰과 썸머는 헤어지기까지 본인들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가 아닌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은, ‘사랑’은 단순히 감정과 어떠한 이끌림에 의한 것만이 아닌 관계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포함된 의미를 가진 단어라는 점입니다. 다시 영화의 앞쪽으로 돌아가 보면, 영화가 시작하기 전 톰과 썸머의 유년 시절이 함께 나옵니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놀이를 하고, 다른 취미를 갖고,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옵니다. 이렇게 20년도 넘는 시간동안 다르게 살아온 톰과 썸머가 만나게 되었습니다. 톰은 링고스타를 좋아하고, 슬픈 영화를 보고 울기도 하며 사랑에 있어서는 관계를 애매하게 하고 구속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썸머를 이해하지 못하고, 썸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자신의 감정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본인과 다른 방식의 사랑을 주는 톰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톰과 썸머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은 분명히 서로 달랐지만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나 서로의 관계를 단단하게 하기 위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둘이 사랑했지만 ‘사랑이야기’가 되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톰이 ‘우연히’ 만나게 된 아텀에게 용기를 내 본인의 의지로 본인의 운명을 만듭니다. 하지만 저는 톰이 이러한 용기를 조금 일찍 내 썸머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썸머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면 아텀을 만나기전 지나가는 썸머가 아닌 어쩌면 그의 인생동안 함께 하는 ‘운명’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운명은 주어진 ‘우연’을 본인의 의지로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때문에 저는 이 영화를 본 뒤, ‘우연’을 통해 만난 저의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 않게 관계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다하며 저와 상대의 다름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